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타임머신 S12 (10대) 내가 잊지 못하는 고등학교 선생님

by 어느 컨설턴트가 남긴 이야기들 2023. 3. 28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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타임머신 S12 (10)

내가 잊지 못하는
고등학교 선생님

88개의 하얀 돛단배! 작은 호수 주변에 하얀 돛단배가 일렬로 줄을 서고, 하나 둘씩 짝을 맞추어 호수위로 미끄러집니다. 그 가냘픈 돛단배의 부드러운 움직임은 계속되고 어느덧 나는 호수의 중앙에 떠있는 수십 개의 돛단배 위에 내가 서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.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? 작은 교실에 피아노를 치는 한 여자가 있었고, 그녀가 두드리는 하얀 건반에서는 부드러운 선율이 흘러나오고, 나는 주저함 없이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. 그녀가 리드하는 피아노 반주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퍼펙트하게 노래를 따라 불렀습니다. 그녀는 너무나 완벽한 나의 리듬에 당황해 하면서 그녀의 건반위의 손은 더욱 빨라졌고, 이제는 멈출 수 없을을 알았습니다. 그렇게 노래와 피아노 반주는 끝이 났지만 그 순간적인 감동과 몰입때문인지 그녀와 나는 한동안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. 그녀의 이마에 맺혔던 작은 땀방울은 내가 지금까지 본 그 어떤 보석보다도 영롱했습니다. 그렇게 수십 년이 지나온 오늘, 예술의 전당에서 나의 피아노 연주가 끝나고 나는 누군가가 전해주는 장미꽃 한 송이를 받았습니다. 아직도 나는 그날의 음악 선생님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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